소개팅 앱에 채팅이 없다면 — 편지 한 통으로 연락처를 건네는 이유

· 프롤로그 팀

프롤로그를 처음 쓰는 분들이 가장 자주 묻는 질문입니다. “채팅은 어디 있어요?”

없습니다. 처음엔 있었지만, 지웠습니다.

매칭은 됐는데, 대화는 시작되지 않는다

소개팅 앱을 써본 분이라면 이 장면을 압니다. 매칭 알림이 뜨고, 채팅방이 열리고, “안녕하세요 :)” 한 줄이 오간 뒤, 그대로 멈춘 채팅방이 목록에 쌓여갑니다. 매칭은 쉬워졌는데 대화는 오히려 무거워졌습니다. 상대가 열 명과 동시에 같은 인사를 나누고 있다는 걸 서로가 알기 때문입니다.

채팅은 가볍게 시작할 수 있는 만큼 가볍게 끝납니다. 우리는 그 반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.

그래서, 편지

프롤로그에서는 마음이 닿은 사람에게 편지 한 통을 씁니다. 300자 안에 하고 싶은 말을 담고, 전화번호나 카카오톡 ID 중 하나 이상을 반드시 실어야 해요.

연락처를 건네는 일은 채팅방을 여는 일보다 무겁습니다. 그래서 편지는 아무에게나 보내지 않게 되고, 받는 사람은 “이 사람이 나에게 진심으로 다가왔다”는 걸 압니다. 무게가 곧 신호가 됩니다.

편지는 상대의 편지함에 봉투로 도착합니다. 열어볼지, 조용히 거절할지는 받는 사람의 선택이에요. 거절해도 상대에게 이유를 설명할 필요는 없습니다. 상대가 답장으로 자기 연락처를 건네면 그때부터 두 사람의 이야기는 앱 밖에서, 두 사람만의 속도로 이어집니다.

편지값이 있는 이유

편지 한 통에는 잉크가 듭니다. 처음 드리는 50잉크가 딱 한 통어치이고, 매일 문답에 답하면 2잉크씩 쌓입니다.

값을 두는 이유는 수익보다 편지의 무게 때문입니다. 공짜라면 편지는 금세 “안녕하세요 :)“가 됩니다. 값이 있어야 한 통이 신중한 한 통으로 남습니다. 대신 서로 호감을 주고받은 상대에게는 30%, 받은 편지에 답장할 때는 50% 가볍게 두었습니다 — 이미 마음이 통한 뒤의 한 걸음까지 무거울 필요는 없으니까요. 읽히지 않은 편지를 회수하면 낸 값의 절반이 돌아옵니다.

우리가 바라는 장면

편지함에 봉투 하나가 도착하고, 열어보니 며칠 전 문답으로 만난 그 사람의 글씨가 있고, 끝에 전화번호가 적혀 있는 장면. 채팅방 스무 개보다 그 한 통이 더 멀리 간다고 믿습니다.

모든 이야기의 시작에는 프롤로그가 있습니다. 당신의 첫 편지도, 누군가에게는 오래 남는 시작이 되기를.